부원병(夫源病) & 취사기(炊事期)
"생식과 사냥의 임무가 끝난 늙은 수컷은 가족에 짐이 된다"는 만고불변의 원칙을 아는가?
'동물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가 별반 다르지 않다.
늙은 남자가 가정에서 살아가려면, 사냥은 못하더라도 취사와 청소 등 가사는 할 수 있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밥도 하고, 빨래도 하고, 청소도 하고, 분리수거도 하고, 음식물 쓰레기도 버리고..
가정이 평안하게 존속돠려면 남녀가 어느 정도 가사분담을 해야 한다는 말인데...
생각으로는 납득되어도 아직까지는 실천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은 것 같다.
좀 더 늙으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일본 사람들은 최근에 '부원병(夫源病)'이라는 희한한 병명을 지어냈다.
정년퇴직한 남편이 원인이 되어 생기는 병이라고 한다.
은퇴한 남편이 집에 눌러 앉아서 시시콜콜 참견하고, 삼시세끼 밥차려 달라고 하면 대개의 부인들은 말다툼을 하거나 속병이 든다.
남편 때문에 생긴 이 속병을 부원병이라 부른다.
남자들의 평균수명 50세 시대에는 이런 병이 없었다.
전쟁· 전염병· 기근이라는 '3재(災)'가 없어지면서 인류는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한 장수시대에 돌입하였다.
고건 전 총리의 부친이 대학총장까지 지낸 '청송(聽松) 고형곤' 박사다.
학교를 퇴직한 이후로 청송은 집을 떠나 정읍 내장산으로 혼자 들어갔다.
조그만 토굴 같은 집에서 혼자 밥끓여 자취하면서 지냈다고 한다.
물론 가족이 반찬과 먹을거리를 가지고 왕래는 하였다지만, 청송은 인생 말년을 내장산의 적막강산 속에서 보냈던 것이다.
'임서기(林棲期: 은퇴후 명상 수행 고행하는 시기)가 현실적으로 실천하기 어렵다면, 어떤 대안이 있을까?
취사기가 대안이다.
부엌에서 앞치마 두르고 밥과 설거지 등 가사일을 하는 것이 '취사기(炊事期)'다.
돈 많이 벌어 놓은 친구들은 큰소리 치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고로 새겨야 할 격언(?)이 있다.
1. 인명재처(人命在妻)!
사람의 운명은 아내에게 있다.
2. 진인사대처명(盡人事待妻命)!
최선을 다한 후 아내의 명령을 기다리라.
3. 수신제가(修身제가)!
손과 몸을 쓰는 일은 제가 하겠습니다.
4. 처화만사성(妻和萬事成)!
아내와 화목하면 만사가 순조롭다.
5. 순처자(順妻者)는 흥(興)하고 역처자(逆妻者)는 망(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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